18대 총선, 그리고 눈뜬 자들의 도시
2008/04/11 00:41예전에 애인의 소개로 주제 사라마구라는 작가의 "눈먼 자들의 도시" 라는 도서를 읽은 적이 있었다. 처음엔 단순히 책을 빌려주었으니 읽어야지, 하는 약간의 의무감을 가지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펴들었는데, 저자가 내용을 서술하는 방법이 아주 독특해서 시작부터 정신없이 읽은 그런 도서였다. 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내용 전체가 한 문단이다. 즉 개행이나, 단락의 구분이 전혀 없다.
- 마침표(.) 와 쉼표(,) 이외의 부호가 없다. 등장인물들이 말하는 대사들도 이러이러하게 말했다. 식의 서술형으로 써내려간다.
-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없다. 단순히 '안과 의사', '안과 의사 부인', '자동차 도둑' 뭐 이런식으로 등장인물들이 소개되어지고, 계속 그 호칭으로 불리어진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유일하게 이름이 등장하는 것은 아마 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 내용은 뭐,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갑자기 눈이 머는' 병이 삽시간에 번져나갔고 거기에 대한 각종 사건들을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뭐 오늘 이야기는 이 책이 아니라 바로 동일 작가의 "눈 뜬 자들의 도시" 라는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넘어갈까 한다.
이 소설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어느 국가(?도시인지 확실히 기억이 안남)에서 지방투표를 실시하였다. 그런데 투표결과를 확인해 보니 백지투표가 83%가 나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정치인이 정치를 할 수 있는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오는데 국민들의 절대다수가 백지투표를 행사함으로써 정치인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들은 어떻게든 무효투표에 대한 원인을 찾아서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려 하는데 사람들을 잡아 족쳐봐도, 온갖 가능성을 다 생각해 보아도 사람들이 백지투표를 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국민들은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는데 정치인들은 이 사태에 엄청난 혼란을 느끼고 온갖 수단을 다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저 스토리가 맞는지 모르겠다.(대충 아마 맞을 것이다.)
지난 대선때도 선거율이 60% 를 겨우 맞춰내었고, 이번 총선때는 날씨가 구질구질했던 영향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국민의 절반 이상이 투표를 하지 않은 사상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그런데 투표를 하지 않은 것과 백지투표를 낸 것과는 당연하지만 의미가 완전 다를 수 밖에 없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에서 나오는 "백지투표를 낸 사람"들은 말 그대로 정권과 권력을 불신하고 조롱하고 그들을 위협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표기되지만,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하던 거기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닌가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물론 본인은 투표를 꼬박꼬박 하기에 투표를 안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어떤지 알 길이 없다.)
뭐 딱히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어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냥 이번의 투표율을 보니 하루종일 떠올랐던 것이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이어서 아직 이 소설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꼭 해당 소설을 추천하고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같이 내용에 대해서 공유해보는 시간을 가지는게 어떨까 해서 주저리 적어보았다. 아마 이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실제로 선거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백지투표(이건 무효투표와는 또 다르다) 가 나오는 상상을 꿈꾸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굳이 이번 선거와 소설의 내용을 엮어서 한 마디 해보자면,
이 사진 한 장이 본인 말을 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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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대한국민은 위대했다
Tracked from 하민혁의 통신보안 삭제2008년 4월 9일, 제18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는 가히 환상적이다. 대한국민은 대한국민의 저력을, 대한국민의 위대함을 단 하루의 선거를 통해 칼같이 보여주었다. 누구에게? 제멋에 겨워 사는, 자신이 세상 제일인 듯 기고만장하여 설래발을 치는, 지 친구 하나한테도 인정 못 받는 주제에 국민이 무슨 지네 집 똥개나 되는 듯이 방정맞은 주디 놀려가며 들었다 놨다 해대는, 도대체 듣보잡인 데다가 한번 더 생각해도 밥맛인 치들에게, 제1...
2008/04/11 02:23
하아...나머지 54%에 대해서 말이 많지요 ㅇㅇ
네 그렇네요.
54%의 기권자들의 문제가 쟁점이 아닌, 진정 참여할 수 있는 정치판을 정치인들이 만들어 나가고는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닷글이 엄청 늦었네요.
좋은 주말 되세요.
제가 제목을 기억하는 것을 보니 유명한 책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킨도 바뀌고 글꼴도 아주 커졌군요.
굉장히 유명한 도서입니다. 그리고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정말 정신없이 읽었다고나 할까요.
요새 심플한 스킨에 빠져서 스킨과 글꼴을 전부 맥이나 FF 기본으로 맞춰버렸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