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쓰기가 두렵다
2007/06/11 10:28그것은 바로 내가 알고 있는것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굳이 내가 포스팅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내 의도가 가끔씩 스스로 궁금해질 때가 종종 있기 떄문이다. 아직까지는 블로그를 통해서 어떤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블로거들을 보면서 "와...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력적으로 포스팅을 하지 않으면서 항상 "포스팅 해야 하는데...포스팅 해야 하는데..." 되뇌이고나 있고. 블로고스피어에서 많은 블로거들과 한 주제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봐도 본인이 참 찌질한 편인데,
나름대로 곰곰히 생각해서 내려본, "본인이 포스팅을 정력적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 를 들어본다.
가장 큰 이유로는 바로 무단 펌질때문인 것 같다.
요새 포스트를 무단으로 펌질해 가는 사람들에 대한 글들을 자주 접하고 있는데, 그것들을 보니 더더욱 글을 쓰기가 싫어졌던 것 같다. 최근에 읽은 글들은 대충 이런것들이다.
참고한 포스트.
민노씨의 장물로 장사하겠다는 블로거 - 블로그의 적
도아님의 네이버 불펌의 폐해
이스트라님의 스팸블로그가 싫어요 ㅠㅠ
그동안 더 많은 관련 포스트들을 보아 왔으나, 오늘 하루에만 본 해당 주제에 대한 글이 3개.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본인도 예전에 me2day 와 playtalk 의 유사성에 관한 글을 네이버 블로거로부터 무담 펌질당한 경험이 있다. 물론 당시에는 그런 꼬꼬마 찌질이 새퀴들이야 어떻게 되던 내 알바 아니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좀 지랄을 하는것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바로 어제 겪은 경험담.
어제 오전에 토요일에 먹은 술을 해장하고자 라면을 끓이면서 친구와 TV 를 보고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본인이 보던 TV 프로그램은 바로 서프라이즈였다. 어제 서프라이즈에서 소개되었던 소재 중 바로 두 번째였던 오크섬의 보물에 대한 미스테리를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다. 그리고 바로 컴퓨터를 켠 후에 네이버와 구글을 뒤지면서 오크섬, 머니 피트, oak island, money pit 등의 검색어를 통해서 열심히 검색을 했었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 오크섬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포스트를 볼 수 있었으나, 6월 9일에 오크섬의 미스테리라는 식의 글들이 최초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6월 9일 이전에 올라온 오크섬 관련 포스트는 5월 5일로써, 시간적 간극이 상당하다.
- 본인이 네이버에 "오크섬" 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하면서 네이버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에 오크섬이 진입을 하기 시작하더니 약 10여분 후에 1위로 급상승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그리고 하루 뒤, 네이버 블로그에서 오크섬으로 검색하면 57개의 검색결과가 나타난다. 그 전에는 문서가 10개도 되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 가장 중요한 점. 다들 눈치챘겠지만 내용이 다 똑같다-_-
본인이 어제 오크섬과 관련되어 결국 위키피디아를 참조할 수 밖에 없었으나, 위키피디아에서의 해당 문서는 cleanup 권고를 받은 상태이다. 물론 본인의 영어 실력이 워낙 허접한 관계로 제대로 문서를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한다만...
본인이 어제 한 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검색을 해 본 결과 대부분의 블로그에 담겨진 오크섬과 관련된 포스트들은 천편일률적이라 할 정도로 비슷한 내용들 뿐이었다. 결국 이런 상황으로는 검색을 하는 본인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좀 자세한 자료를 얻으려고 이 블로그 저 블로그 돌아다녀 보아도 얻을 수 있는 내용은 다 똑같은 내용들 뿐이니.
예전에 큰 맘먹고 누자베스와 관련된 포스팅을 한 이유도 네이버같은 국내 포털에서 누자베스에 대해서 백날 검색을 해봐도 5분도 지나지 않아 더 이상의 정보습득을 위한 노동은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결론이 순식간에 와닿기 때문이었다. 본인이 누자베스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지만 다른 사이트들을 뒤지고 본인의 견해를 첨가하여 저 정도의 문서는 완성해 낼 수 있었다.
본인은 다른 사람들의 글을 퍼가는 것 자체가 너무 싫다. 중복되는 펌질을 하게 되면 동일한 문서가 중복되어서 인터넷에 쌓이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본인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본인은 절대로 펌질을 하지 않는다. 펌질을 하게 되더라도 티 안나게 로컬에 복사해 둔다. 나중에 필요할 것 같은 상황에서 참고적인 용도로 쓸 뿐, 그것을 재배포하거나 내 블로그에 뻔뻔스럽게 올리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니홈피를 사용할 때도 스크랩을 절대 하지 않는다. 지인의 미니홈피에 내 사진이 올라와도 난 스크랩을 하지 않을 정도로 펌질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본인이 관리하는 블로그에 다른 사람의 글이 왜 올라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네이버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왜 펌질을 하는가? 그런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블로그가 유명해지면 네이버에서 돈이라도 주나? 굳이 공개적으로 퍼대서 욕을 먹어야 하나? 티 안나게 비공개로 퍼가서 자기 혼자 보면 되는 것 아닌가? 펌질은 단순 저작권 문제를 떠나서 검색결과의 질 자체를 떨어트린다.
네이버에서 네이버 블로거들끼리의 펌질을 허용했으면...검색결과에서 동일한 문서는 좀 필터링 해서 안나오게라도 해봐라 좀. 맨날 유행지난 글들만 메인에 올리지 말고...
좀 시니컬하지만, 이런식으로 생각을 하게 되면 그냥 포스팅 하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무의미해지는 것 같은 결론아닌 결론이 나는 것 같다. 포스팅 했는데, 그 포스팅이 찌질한 포스팅이라면 어차피 다른 사람들과 해당 내용에 대해서 공유가 되지 않을테니 굳이 포스팅 할 필요없고, 그 포스팅이 이슈거리가 될만하다 싶으면 퍼가는 놈들이 미친듯이 퍼다 나를 텐데 이슈거리는 내가 만들어도 내가 적극적으로 이슈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능성이 생긴다면 굳이 내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이슈거리를 만들 필요도 없다는 생각. 나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그런 이슈를 만들어 내겠지...라고 생각하는 결론. 내가 손수 찍은 수천장의 사진들과, 내가 쓰고 싶었던 글들, 생각들...이 모든것들은 그냥 내가 품안에 안고 내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과만 나누고 싶다는 결론.
본인이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생각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는 이런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 내 글을 훔쳐가서 자신의 글 처럼 포장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내 말과 내 행동은 훔쳐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오프라인에서 나는 당당하다. 온라인에서도 훔쳐가는 놈들이 꼴보기 싫어서 소극적인 사람으로 "오인받을 수 있게" 행동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을 무시하고 글을 쓰기에 내 자존심은 생각보다 강한 것 같다.
물론 본인은 글을 엄청나게 못쓰지만. 고슴도치도 지자식은 이쁘다고.
난 내가 쓴 글이 부끄럽진 않다. :D
category : DalKy/nota
TAG : 펌질
재미있는 글, 자랑스러운 글!
(그런데, 훵카델릭을 검색했는데, 이 블로그가 나와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