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 - Part 1
2007/05/30 14:35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전혀 포스팅에 신경을 못쓰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는 어제 네이버 뉴스에 나왔던 동북아시아 군비경쟁.
국가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자 한다면, 이 생명체가 자신을 스스로 유지시킬 수 있기 위한 가장 즁요한 요소는 바로 자위권일 것이다. 다른 생명체들 사이에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느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리고 다른 생명체들에게 자신이 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정치체계만 가지고서 국가가 성립되기 힘든 이유가 바로 이 자위권, 스스로 항상성을 얼마나 가질 수 있느냐가 논점일 것이다.
그런 관계로 고대 국가들의 시초는 대부분 군사적인 집단으로 시작한 경우가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간단하게 예를 들자면, 다른 사람과의 효율적인 경쟁을 위해서 무리를 이룬 집단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렇게 무리를 이룬 집단이 군대가 되는 것이고, 이 군대가 점점 비대해지면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군대를 무장도 할 필요성이 생기고, 군인들을 먹여살릴 체제가 필요해지게 되고, 이 군대가 점점 더 커지게 되면 분할해서 군인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계급체제가 필요해지고, 급속도로 비대해지는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서 보급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체제가 필요해지게 되고, 또 이들을 관리해야 하는 체제가 생기게 되는...사실 현대 문명과 정치, 과학기술의 모든 원류는 다른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태어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시니컬하게 말할 근거는 세계사에서 수도 없는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어떻게 보자면 이건 민주주의도 뭣도 아닌 희한한 논리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떻게 생각하더라도 한 나라의 국력을 이야기 할 때 그 국가의 전쟁수행능력을 가장 우선순위의 팩터로 놓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고대 전쟁의 경우 도시 외곽에서 군인들끼리의 지엽적이고 한정적인 패싸움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 극단적으로 도시를 파괴한다거나 민간인을 학살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고대 전쟁사에서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제한적으로만 일어나는 일이곤 했다. 삼국지를 읽어보라. - 학살기술이 날로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전쟁터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게 된다. 확산되는 전장터의 범위는 20 세기에 가장 극심하게 자행된, 민간인과 군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죽여댄 한국전쟁에서 그 끝을 보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지금도 지구상 어딘가에서는 미친듯한 학살이 일어나고 있겠지만, 약간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전쟁에서 사망자의 92%가 민간인이었던 것을 생각해 볼 때, 그 후에 일어난 전쟁들은 전문가들만의 전쟁으로 봐도 크게 비약적인 논리는 아닐 것이다.
어쨌든 한국전쟁/베트남 전쟁을 정점으로 하여 다시 전문가들끼리의 힘겨루기로 전쟁터의 범위가 좁아지게 되면서 다시금 현대 전쟁사는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변화의 중심논리는 똥오줌 안가리는 무차별 학살로 표현할 수 있는 양적 힘겨루기에서 고도의 자본과 기술력을 투자한 질적 힘겨루기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그 질적 힘겨루기의 정점에 선 무장세력들은 바로 공군/해군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육군도 MLRS 라던지 OICW 등등을 통한 질적인 향상을 꾀하고 있으나, 소총 한 자루 거머쥔 병사 한 명과 JDAM 수천 Kg 을 실은 B-2 폭격기 조종하는 조종사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인 전투력의 차이는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에 육군의 경우 질적 향상에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 외에도 육군의 경우 점령지 주둔이나 점령지 점거 등의 육군만이 할 수 있는 임무 특성들도 한 몫 거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해군/공군에 고도의 자본력과 기술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은 걸어다닐 수는 있어도 태평양을 횡단하거나 하늘을 날아다닐 수는 없기 때문임이 가장 정확하다.
실제로 Airforce Military 의 경우 한 나라의 모든 과학기술과 공학기술, 그리고 끔찍하게 긴 시간과 그에 상응하는 지속적인 인력투입, 그리고 그 인력들을 먹여살릴 자본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F-22 전투기 만들고 있을 동안에 유럽에서는 EU 소속 여러 국가가 합쳐서 겨우 유로파이터 만드느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말이 많이 옆으로 샜다.
어쨌든 다시 돌아가서, 현대 군비체계는 좀 재미있게도, 실제로 머리터지게 싸우는 일은 거의 없고, 서로 죽어라 무기만 개량해서 서로 자랑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사람으로 예를 들면 서로 미친듯이 운동하고 근육을 키워서 서로 자기 근육이 더 세다고 자랑만 하는 격이다. 물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무기를 개량하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약해지기 때문에 계속 개량을 하고 발전을 시키고 있지만, 이렇게 발전된 무기로 싸우게 되면 정말 서로 겉잡을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주먹으로 투닥투닥 싸우면 코피 몇 번 터지고 끝날 수 있을 싸움이지만 덩치 산만한 조폭들이 칼들고 싸우면 누구 하나 죽어나고 다른 한명은 손발 하나씩 사라지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어쨌든 악순환이라면 악순환이랄까, 저런 기본적인 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에, 국방력은 필요악이라도 생각해도 좋으니 돈을 미친듯이 쏟아부어서 최신 무기를 도입해야 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위권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부분임에는 틀림없다. 일단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무기를 보고, 나도 거기에 맞춰 무기를 준비하게 되면 어느정도 균형이 잡히게 되고, 날 때릴 생각을 하고 있는 상대방도 내가 손에 쥔 무기를 보고 한번 쯤은 날 때릴 생각을 재고해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을 가지고 우리는 군사무기가 가지고 있는 전쟁 억제력이라고 표현한다.
우리가 신문에서 자주 접하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의 위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북한의 경우 자국에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이유가 공격이 아닌 전쟁억제를 위한 자위수단으로써 보유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나 핵무기의 경우, 정말 정밀히 제조된 핵무기는 정밀하게 타격을 하는 것이 아닌 핵무기가 떨어진 지역을 무차별로 쓸어버린다. 게다가 이 핵무기는 PAC-3 등을 이용한 최신 요격기술을 동원하더라도 100% 효율적으로 요격을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핵무기를 통한 공격을 받았을 경우 우리도 같이 핵을 쏘면 되지 않냐? 이것은 '보복'일 뿐이지 핵무기를 통한 공격을 '방어' 하는 것이 아니다. 너죽고 나죽자라는 논리일 뿐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속터지는 것은 전술 핵탄두 한 기가 가지고 있는 객관적인 전투력은 탱크 1개 대대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핵무기는 흔히들 '비대칭전력' 이라고 말을 하며, 그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재래식무기'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재래식무기' 라고 해서 정말 후진 무기를 일컫는게 아니라 핵무기가 아닌 모든 무기를 재래식 무기라 칭한다.
핵무기는 방어의 입장이 아닌 보복, 혹은 공격의 입장으로써만 설명될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에 일본의 정치인들이 원자폭탄을 보유하자고 하는 발언이 이토록 문제가 되는 부분 되겠다. 전쟁을 억제하기 위하여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것은, 도둑이 무서워서 집에 깡패를 고용하겠다는 말과 다를바 없는 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보통 전쟁을 외교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라고 말을 하는 만큼 핵무기 비무장국가의 핵무장 발언은 주변 국가에 상당한 파장을 낳는 이유가 이렇게도 많다.
어쨌든, 전쟁억제력을 위해서 최신 무기를 도입한다고 쳤을때, 내가 던지고 싶은 궁금함은, '지지 않기 위해서' 몸집을 부풀려 놨더니 이제는 '정말 싸우고 싶어졌다' 라는 생각이 들 경우라면? 이다. 이 글의 촛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최신 무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좋지만, 경쟁적으로 도입한 무기들로 인해서 실제로 싸움이 날 수 있다는게 바로 문제 아닌 문제다. 군사무기라는 것이 전쟁을 실제로 벌이고자 도입하는 것이 아닌, 어떻게 보면 큰 공갈로 인식되는 현대 외교사회에서 이런 무시무시한 무기들이 실제로 사용된다면? 그렇다면 반문해보자. 과연 정말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일까?
일본의 경우 헌법상에 자위권만을 가지는 자위대의 개념으로써만 스스로를 무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작전범위가 수천NM 을 넘어가는 F-22 를 도입하려 하거나, 혹은 공중급유기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공중급유기나 F-22 의 도입 프로그램은 모두 기본적으로 일본 영토/영공/영해 이외의 지역에서 작전이 벌어질 수 있는 가정을 하고 해당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아주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공군력이나 해군력은 아직 보잘것 없으나 이미 충분한 수량의 비대칭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말할 가치조차 없으며, 또한 중국 역시 지금 어마어마한 규모로 국방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들이 시행중이거나 시행될 예정에 있는 것은 당연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실 개구라 같긴 하지만 Mig 1.44 를 도입한다던지 Su-47 을 도입한다던지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개구라 같다고 하는 이유는 정말 러시아에서 아직도 저 두 전투기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거니와, 진행이 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효율성 측면에서 서방무기체계를 뒤엎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차기 FX 사업에 과연 F-35 를 선정하는 것이 동북아시아 내에서 자위권 확립을 위한 최선의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기약을 약속할 수 없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category : DalKy/no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