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그 기술력을 감출 수 없다

2007.03.16 11:32

"디자인은 그 기술력을 감출 수 없다"

오늘 오전에 본 뉴스를 보니 문득 예전에 본 저 명언이 떠올랐다. 왼쪽 링크를 클릭하지 않으실 분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요약하면 비행기 새로 만든다- 라는 내용이다. 허나 그 비행기 생긴 꼬락서니가 이렇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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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꼬라지 보면 이건 뭐...

코드명 X 의 경우 실험기로 제작되는 기체이며, X-48B 의 경우 위의 자막대로 Blended-Wing 이라는 컨셉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그렇다면 Blended-Wing 이란 말 그대로 날개가 섞인이라는 뜻인데, 날개 없는 비행기도 있나? 그렇다면 Blended-Wing 의 정확한 뜻이 뭐냐?

바로 Flying-Wing 이라는 타입의 기체형태와 일반 기체와 섞여있는 디자인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Flying-Wing 은 뭐냐? 말 그대로 날아가는 날개다. 바로 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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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rop Gruman B-2 Spirit


그렇다면,
이 날아가는 이상하게 생긴 놈들과 오늘 포스팅의 주제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조금만 참고 더 읽어봅시다. 오늘은 그림이 많아효.

일단 B-2 의 디자인 역사를 돌이켜 보자.
이  역사는 1940년 초까지로 거슬러간다.
바로 아래 녀석이 위의 괴물 폭격기 B-2 의 엄마뻘 되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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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rop Gruman YB-49



해당 폭격기는 1940년 말 경에 기존 미국의 폭격기였던 B-35 기를 대체하기 위하여 제작된 후보기체 중 하나이다. 최종 경합으로는 블로거분들이라면 알 만한 B-52 로 결정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B-2 기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데, 왜 YB-49 는 당시 경합에서 탈락하였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미 펜타곤은 너무 진보적(=SF 적, 혹은 이질감 있는)인 디자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YF-22 와 YF-23 의 경쟁에서 YF-23 이 탈락한 이유 중 하나로 디자인의 이질감을 꼽는다. JSF Program 에서 X-32 가 탈락한 이유 중 하나 역시 동일한 이유이다.

아래 녀석들이 바로 "과격하게 말해 생긴게 찐따라서[…]" 문제가 된 비운의 전투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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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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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32


말이 좀 옆으로 샜다만, 어쨌든 YB-49 폭격기는 당시로써는 "파격적" 이라고 할 만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여러분은 이런 의문 들지 않나? 당시 저 동체를 디자인 한 사람은 도대체 뭘 먹-_-고 자랐길래 저런 동체를 디자인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의문. 하지만 그 의문은 YB-49 폭격기 디자이너에게 할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 시초라는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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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헴 내가 원조야 다 꺼져


바로 Flying-Wing 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2차 세계대전 말기에 독일에서 제작된 Horten Ho 229 이다. 이 비행기는 시제기가 2 대 정도 제작이 되었으나, 양산되지 못하고 독일의 항복선언 이후 모두 미국으로 끌려가서 연구대상으로 활용되었다. 즉 디자이너의 인생사에 어떤 음식을 섭취하였는지에 대한 심오한 고찰은 바로 이 Horten 시제기 디자이너에게 해주어야...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는 아니고. 이제 본론을 이야기 할 때가 되었다.

어떤 모종의 '무엇' 을 가장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 외향, 외모, 모습이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이렇게 생긴 놈도 있고 저렇게 생긴 놈도 있듯이, 디자인은 제품에 개성을 부여하는 어떤 특별한 심볼이 된다. 하지만, 단순히 미적인 요소의 충족을 담당하는 것 만이 아닌, 그 기술을 담고 있을 경우가 많다. 왜 천편일률적으로 생긴 손톱깎이밖에 없는가? 그것은 그 디자인이 바로 그 기술이기 때문이다. 위에 사람들이 별로 신경쓸 것 같지도 않은 비행기 사진을 주욱주욱 늘어놓은 이유는, 위의 예가 오늘 뉴스에 나왔기도 했지만, 잘난척 할려고 항공역학적 디자인만큼 디자인이 그 기술을 외향적으로 분명하게 반영하는 사례가 없기 떄문이다. 비행기, 특히 전투기의 입장에서는 남을 죽이고 내가 살아야 하는 전투무기로써 '개간지좔좔' 은 별로 의미가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비행기는 굉장히 멋있고, 이쁘고, 미적 충족을 만족시킨다. 기술력이 디자인적으로 드러나는 이보다 더 극명한 예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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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백조' 에 비유되는 Mig-29 Fulcrum 의 아름다운 자태


또 말이 옆으로 샐까 무섭긴 하지만, 현재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22 의 수직 미익은 수직에서 27도 기울어진 각도를 가지고 있다. 전투기에서 가장 많은 RCS 를 발생시키는 영역 중 하나가 수직미익인데 - 그래서 위의 B-2 Spirit 의 경우 아예 수직 미익 자체가 없다. - 항공역학적 기동성을 보장하기 위한 각도와 RCS 를 줄이기 위한 각도의 타협점으로 채택된 각도이다. 향후 개발되는 모든 전투기들의 수직미익은 아마 이 각도를 따라할 공산이 크다.

마찬가지로, 맨 위의 X-48B 의 경우 제작사는 Boeing 사이다. Nothrop Gruman 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Flying Wing 에 대한 원천기술 및 노하우들을 B-2 기체의 디자인을 참고하고, 벤치마크하고 연구함으로써 Blended Wing 이라는 컨셉트의 시제기를 연구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디자인이란 - 남으로부터 숨기기 쉽지 않고, 잘 드러나는, 어떻게 보면 가장 큰 보안사항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셈이 된다.

자, 오늘은 글보다 그림의 비중이 높은 관계로 - 디자인 이야기니만큼 - 글이 쓸데 없이 길어졌을 뿐만 아니라 글 본문도 옆길로 존나 샜다. 양해 부탁드린다-_-; 어쨌든, 디자인이 단순히 '칸지' 라던지 '가오' 의 역할뿐이 아니라 기술에 의한 필요도에 따라 발생할 수 있음을 어느정도 납득시킬 만큼의 예를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아침에 뉴스보니까 생각나서 주절거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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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nar
category : DalKy/nota
  1. Favicon of http://daeil.tistory.com BlogIcon 벗님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7.03.18 18:21 신고
    저런 멋진 녀석들이 어떻게 탄생되었나 궁금했는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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